4차 산업혁명 이슈와 함께 RPA 솔루션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RPA는 소프트웨어 봇(Bot)을 이용해 사람이 해오던 단순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시키고, 대신 사람은 좀 더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기업과 직원 모두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주요 목표다.
RPA는 IT시스템 개발에서 시스템 통합(SI) 자동화를 위해 시작됐다. 사람과 달리 장시간 노동에도 피로감을 느끼지 않고 동일한 성과를 지속할 수 있었으며, 사람이 했을 경우 간혹 발생할 수 있는 실수(Human Error)도 없기에 뛰어난 작업 효율성을 보였다. 그렇기에 복잡한 사고와 판단력을 요하는 업무가 아니라면 충분히 디지털 노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고, 그 결과가 현재의 RPA다.
RPA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몇 년 되지 않았지만 RPA의 기술적 개념이 등장한 시기는 이미 10여년이 지났다. 유럽, 미국 등에서는 이미 5~6년 전부터, 일본은 3~4년 전부터 기업들이 RPA를 도입해 활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2~3년 전부터 RPA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빠른 시장 성장세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RPA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관련 시장 역시 자연스럽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Gartner)는 2018년 RPA 소프트웨어 관련 전 세계 지출액이 전년보다 57% 증가한 6억800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분석했다. 또한 이 같은 성장세를 이어나갈 경우, 2022년에 이르러 RPA 소프트웨어 시장이 24억 달러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RPA를 가장 많이 도입하는 곳은 은행, 보험사, 고객센터 등인 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조직들은 회계 및 인사관리 시스템의 서로 다른 요소들을 통합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기존의 수동 작업이나 프로세스를 자동화하거나 레거시 시스템의 기능을 자동화하기 위해 RPA 솔루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는 매출 10억 달러 이상인 조직의 60%가 2018년 연말까지 RPA 툴을 구축했다고 봤으며, 2022년 말에는 대기업 및 초대기업의 85%가 어떤 형태든지 RPA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RPA가 디지털 노동력으로써의 역할을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을 좀 더 빠르게 수행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정해진 워크플로우만 따라 작업하는 것이기에 사람을 지원하는 보완재로 봐야 한다.
초기 RPA는 IT 통합 테스트나 개발 등의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입력하거나, 수치의 맞고 틀림을 찾아내는 등의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에 사용됐다. 이후 IT 업무 외에도 구매, 인사, 재무, 회계 등에서도 단순 반복적인 작업이 많은 만큼 RPA가 충분히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고, 실제로 구현 가능한 업무를 찾아 적용해보는 과정이 이어졌다.
가령 인사 업무를 예로 들어보면, 새로 입사한 직원들의 개인정보를 사내 ERP에 입력하고, 급여 지급 관련 항목도 기록해야 하며, 휴가 일정 관리 등 매번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히 RPA 적용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재무, 구매, 회계, 총무 등 기업 공통 업무 대부분이 인사와 같이 반복적인 작업이 많은 만큼 RPA의 적용이 가능하다.
보수적인 국내 시장, RPA 확산 더뎌
RPA는 도입 시 여타 소프트웨어 솔루션보다 컨설팅에 대한 의존성이 높은 편이다. 그 성과가 눈으로 직접 확인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어디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분석과 평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RPA 도입의 첫 단계는 PoC(Proof-of-Concept)부터 시작한다. 적게는 2~3개부터 많게는 5개 이내의 업무를 선택해 적용하고 테스트해보는 구간이다. 대부분 기업 공통 업무를 대상으로 시작해보는 경우가 많으며, 보통 2~3개월 정도 진행하면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PoC 결과가 도출되고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면 실제 업무에 소규모로 도입을 해보는 단계로 이어진다. 기업은 이 단계에서 평균적으로 10여 가지 업무에 RPA를 적용해볼 수 있다. 해당 업무는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들이 주를 이룬다. 짧게는 1~2주, 좀 더 수치에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3~4주 정도면 결과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소규모 도입 단계에서 RPA가 추구하는 생산성 향상이나 비용 절감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소규모 도입 결과에 만족하면 더 많은 부분에 RPA를 적용할 수 있는 확장 단계로 넘어가게 된다. RPA 적용 대상 업무는 30~50개로 늘어나게 되며, 이제야 기업이 비용 절감, 생산성 향상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준비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RPA의 효과는 여타 솔루션들에 비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확인할 수 있다. 가령 레거시 시스템 환경에서 ROI를 확인하려 하면 대략 3~5년의 시간이 걸렸지만, RPA는 1년여 정도 만에 실질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RPA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소규모 도입 이외 전사 확장하는 단계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국내 기업들은 새로운 기술과 제품이 등장했을 경우 이를 테스트삼아서라도 도입하지 않는다. 대신 타 기관·기업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살핀 후, 그제야 도입을 검토해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스템 검증에 있어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너무 주저하다가는 빠르게 변하는 IT 트렌드에 뒤처질 수도 있다.
AI·컴플라이언스 등 연계 확산
RPA 솔루션의 핵심인 봇은 업무 처리를 위한 도구다. 간혹 일부에서는 봇과 업무의 개념을 혼선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실상 하나의 봇이 주어진 하나의 업무를 처리하는 만큼 ‘1봇=1업무’라는 공식도 아주 틀린 것만은 아니다.
봇과 자동화라는 의미로 인해 기업에서 주로 사용하는 엑셀 프로그램의 ‘매크로’ 기능을 떠올리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봇은 매크로와 달리 사람이 업무 처리를 위해 하는 모든 행위를 할 수 있다. 가령 매크로는 해당 프로그램 내에서만 그 기능을 수행할 뿐이지만, 봇은 인터넷 웹사이트를 넘나들며 권한이 주어진 모든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봇과 컴퓨터 간 비교도 자주 일어나는 주제다. 둘 다 디지털 도구로써 사람의 노동력을 보완해준다는 역할은 같지만, 컴퓨터는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반면 봇은 단일 업무만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물론 봇도 여러 업무 수행이 가능하지만, 주어진 업무가 끝나고 순차적으로 다른 업무를 하나하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여러 업무를 처리하게 하고 싶으면 여러 개의 봇을 활용하면 된다.
아울러 봇과 사람이 다른 점은 의사 판단이 불가능하고, 주어진 하나의 업무가 끝날 때까지 해당 업무만 하게 된다는 점이다. 대신 사람과 같은 업무를 하더라도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일을 해내는 점은 분명 강점이다. 실제로 하나의 단위 업무를 처리하는데 사람이 할 경우 3시간이 걸린다고 하면, 봇은 단 10분 만에 이를 마무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RPA 봇은 디지털 노동력으로써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RPA 봇은 단순히 봇으로써만 활용되기보다 AI, 컴플라이언스 등을 연계해 업무 처리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점차 그 연계효과가 강화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AI 챗봇, 머신러닝, 광학문자판독기(OCR) 등과 연계된 차기 RPA 개념이 등장하고 있으며, 기술로 구현될 경우 더욱 강력한 성능과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시작 요소
최근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 이슈와 함께 디지털 혁신을 위한 방안으로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로코드(Low-code) 등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기조가 이어지면서 성장뿐만 아니라 생존에 대한 고려를 우선시하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시장 상황에 얼마나 민첩하고 탄력 있게 대응할 수 있는지가 곧 경쟁력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RPA가 기업에게 민첩성과 탄력성을 제공하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시작하기 위한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등에서는 비즈니스 경쟁력 확보와 목표 달성을 위해 RPA의 활용 여부가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으며, RPA가 직원 편의성과 업무 생산성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현장 업무나 프론트 업무에도 적용되는 사례가 점차 늘어나면서 2020년에는 국내에서도 RPA 보급이 급격하게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아이패스(Uipath)는 90년대 ERP와 엑셀(Excel)의 등장으로 급격히 증가했던 기업 업무 생산성 효과를 RPA를 통해 재현한다는 계획이다. ERP와 엑셀이 보급되면서 수작업으로 행해지던 업무가 디지털화됐고, 이는 기업 업무 생산성을 급격하게 높여줬기 때문이다.
유아이패스는 누구나 RPA를 쉽게 도입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지난해 10월 AI 기능이 가미된 신규 RPA 플랫폼을 선보였다. 기존에는 RPA를 개발하고, 관리 및 구현하는 기능이 전부였다면, 새 플랫폼에는 RPA를 계획하고 어떻게 사람과 봇(Bot)이 협업할 것인지, 또 그 성과는 어떤지 분석하는 기능이 더해져 자동화 경험을 엔드투엔드(end-to-end)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지능형 솔루션으로 진화
오토메이션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는 미래 업무 환경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지능형 디지털 워크포스’를 내세운다. 지능형 디지털 워크포스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반의 RPA 기술과 인지(Cognitive), 분석(Smart Analysis)을 결합한 개념이다.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현재 기업 전체 업무에서 자동화가 적용된 부분은 20%에 불과하지만, 지능형 디지털 워크포스를 활용하면 전체 업무의 80%까지 자동화를 이룰 수 있어 미래 업무 환경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는 곧 같은 인력 구성으로도 더욱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제공한다. 수작업으로 진행되던 업무의 디지털화를 통해 입력 오류 등을 줄일 수 있으며, 사람 역시 단순 반복적인 지루한 업무에서 해방돼 보다 고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업무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오토메이션애니웨어는 지난해 10월 웹 기반 지능형 RPA 플랫폼 ‘엔터프라이즈 A2019(Enterprise A2019)’를 출시했다. 온프레미스뿐만 아니라 퍼블릭/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등 IT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이기에 쉽게 RPA를 도입할 수 있고 총소유비용(TCO) 절감과 동시에 가치 창출 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외산 제품이 RPA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인 그리드원이 다양한 레퍼런스 확보에 성공하며 두각을 보이고 있다. 그리드원은 향후 AI와 머신러닝(ML)으로 대표되는 ‘소프트웨어 2.0’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데이터들을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표준화되지 않은 비정형 데이터에 대해서도 사람처럼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자동화 솔루션을 선보이고 있다.
그리드원이 강조하는 ‘소프트웨어 2.0’ 시대는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학습하고 소프트웨어가 사람처럼 인지 능력을 가지며, 자동화를 위해 코딩으로 구현하는 영역이 점점 학습 방식으로 대체된다. 비록 자동화 기술로 시작했지만, 코딩으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대에서 학습으로 일상 업무를 자동화하는 기술을 완성시켜 해외시장으로 진출해가겠다는 각오다.
그리드원이 공급하는 ‘AI 인스펙터원’은 딥러닝 기반 문자·문서 인식, 고난이도 캡차(CAPTCHA) 대응은 물론 각종 문서의 체크포인트, 서명 유무 지문인식, 자동차 계기판 및 아날로그 계기판 인식, 얼굴 인식까지 가능하다. 로봇이 데이터 학습을 하면 할수록 수행할 수 있는 업무가 더욱 많아지고, RPA 솔루션인 ‘오토메이트원(AutomateOne)’과 연계해 기업의 프로세스 자동화 과정에도 효율적으로 투입될 수 있다. 그리드원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100여 개 국내 기업의 RPA 프로젝트를 수행했으며, 그중 20여개 기업에서 AI 인스펙터원과 연계한 업무를 개발했다.
커지는 시장 선점 위한 경쟁 점화
RPA 시장 확산 조짐과 함께 글로벌 RPA 전문기업 소프토모티브(Softomotive)도 사용자 중심의 자동화 개념인 RDA(Robotic Desktop Automation)를 토대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력에 철저한 현지화 정책을 접목시켜 한국 내 영향력을 한층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소프토모티브는 사람 중심의 철학과 로보틱 데스크톱 자동화(RDA)의 검증된 기술력, 현지 시장에 맞는 전략을 통해 한국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도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앞으로 다가올 AI 시대에 RPA의 역할을 강화하고, AI와의 연동을 통해 궁극적으로 100% 자동화 환경인 ‘1인 1로봇’을 구현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토모티브가 타 RPA 기업들과 차이점으로 내세우는 점은 RDA다. 그동안 RPA가 중앙 집중 방식으로 진행됐던 것과 달리 RDA는 보유한 인력들이 스스로 프로세스를 만들고 자동화함으로써 더 많은 혜택을 얻게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RDA를 활용하면 모든 인력들이 직접 자동화 툴에 접근 가능해 진정한 의미의 ‘시민 개발자(Citizen Developer)’ 양성이 가능하며, 기업 내에서 RPA 구성을 위해 숙련된 인력들로 별도 부서를 조직할 필요도 없게 된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구매 SCM 솔루션 전문 기업 엠로는 ‘스마트rpa’ 솔루션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축적된 구매 SCM 데이터와 지식을 기반으로 구매 분야 첫 RPA 솔루션을 개발한 엠로는 반도체 장비 제조 대기업 등에 솔루션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이든티앤에스는 한국형 RPA를 지향하는 ‘웍트로닉스’를 선보이고 있다. 다수 글로벌 및 국내 대기업을 위해 RPA 솔루션 컨설팅 및 구축 경험을 토대로 자체 개발한 RPA 소프트웨어 솔루션으로, 해외 RPA 솔루션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국내 RPA 시장에서 국산 솔루션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흐름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출처 : 데이터넷(http://www.datanet.co.kr)